일상다반사

일상에 긴장감이 필요한 이유

rowmale 2022. 9. 4.

근래에 들어 부쩍이나 을 마시는 날이 늘었다.

열심히 살아가기 위해 술을 멀리하던 참인데 무언가 버틸 수가 없는 기분이 든다.

 

내가 그렇게 술을 좋아했나?

싶었는데 그건 아닌 것 같고.

 

본인은 따분함과 무료함을 참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런 상태가 지속되면 무기력감까지 느낄정도의 사람이다.

그런데 근래의 일상이 너무 따분해서 술을 마셔서 좀 두근두근 대고 싶었나보다.

어떻게 보면 이토록 다양한 자극이 풍부한 세상에서 평범한 일상에 인내심을 잃어가는 것은 당연한 귀결인가 싶다.

 

그래서 행동력과 함께 인내심을 기르는 것을 매우 중요한 삶의 과제로 생각하고 있는데 사실 그런 근본적인 해결책보다

단기적이더라도 당장 실현가능한 긴급조치를 원하는 것 같다.

 

논외일지도 모르지만 본인이 일을 할때는 하루 한끼도 안먹어도 배가 고프지 않지만 집구석에서 댕굴대면 하루종일 무언가를 입에 넣으며 밥을 축내는 꼴도 사실 이 긴장감의 부족으로 인한 결과라고 추측한다.

 

그럼 이 긴장감이란 과연 무엇일까?

학술적 정의같은 건 찾아볼 필요도 없다. 심장도 빨리 뛰고, 불안하기도 하고, 때론 식은땀이 날 수도 있다. 어느정도 흥분된 상태이지만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려는 심적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을 때도 있다. 매우 흥미진진할 수도, 혹은 그저 공포스러운 상황일 수도 있다. 생각해 볼 수 있는 또다른 요인은 아마 무언가가 '달려있는' 상황일 것이라는 점.

 

하지만 상황의 잡다한 요인은 제쳐두고 그럼 우리 몸에서 긴장을 한다면 나타나는 결과값만 생각해보자.

 

심장이 빨리 뛰거나, 땀이나거나, 흥분되고 답답함이 있을 것이다.

 

그럼, 도대체가 이 따분한 일상에 인스타 릴스나 쳐 넘기지 말고 혹하는 기삿거리나 클릭하지말고 대량의 커피를 몸에 들이붓지 않고 알코올도 아니고 무엇으로 일상에 긴장감을 줄 수 있을까?

 

승부에 초가 달린 스포츠? 식은땀을 흘리는 체스게임? 아니면 등골이 서늘해지는 스릴러 추리소설?

 

다 좋다. 다 좋은데 그건 그 행위를 하고 있을 때 잠깐인 거잖아. 난 이제 '일'을 하러가도 긴장감을 못느낄 정도로 짬이 차버렸다고! 좀 더 패시브적인 느낌으로다가... 뭐 없을 까.

 

고민하던 참에 생각난 내 쓸데없는 검색지식들. 당시에는 주기적으로 진동을 울려주는 진동시계를 원했는데(시간이 무의미하게 지나가는 걸 느끼도록) 어쩌다보니 일정한 진동과 주파수를 흘려서 명상 혹은 신체리듬을 릴렉스 시키는? 그런 용도의 신경팔찌같은 것들이 해외에서 몇가지 나와있다는 것을 알았다. 

 

구매를 하기에는 가격이 좀 마땅치 않았지만 진동을 흘려서 사람마음을 차분하게 만들 수 있거나 어쩌면 좀 더 텐션이 올라가고 긴장하게 만들 수 도 있다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클럽의 밤이 흥분의 도가니인건 엄청나게 빵빵한 스피커가 엄청 신나는 리듬의 곡을 틀어서니까.. 

 

그렇다고 살 수는 없고 어떻게 한번 요령껏 방법을 찾아볼까 생각중인데 일단 일정한 진동을 흘려주는 앱이 있어서 설치했다. 이걸 애플워치나 다른 갤럭시워치같은 것에 쓸 수 있다면 굳이겠지만, 없다 그런거.

 

그래서 그냥 손목에 휴대폰을 묶었는데,,, 이러고 뭘 하누?

 

고민을 이어가다보면 뭐..기똥찬 방법이 나오겠지. 여하튼 그렇게 생각을 해봤는데

 

그냥 노트북 키보드 위에 앱을 킨 상태로 놔두기만 해도 키보드에 손이 올라가있는 나에게는 진동이 느껴진다.

소음도 안나고. 이상태만 해도 적어도 노트북 잡고 있을 땐 어느정도의 긴장감이 생기는 것 같다. 글을 쓰게 만든달까...

 

나중에 기회가 되면 몸에 착용해서 영화를 좀 더 풍부하게 느낄 수 있도록 진동을 같이 흘려주는 우저? 라는 기구를 한 번 사서 테스트해보겠다. 용도는 전혀 다르지만. 뻘짓하는 것도 돈이 들어간다. 

 

 

그런데

 

 

좀 무언가 결여되어있는 느낌이 든다. 그건 바로 책임감. 내가 긴장을 하게 만들어야 하는 나에게 달려있는 어떤 책임이 없다는 것이다.

 

내가 가장 최근에 느꼈던 좋은 긴장감은 무엇일까?

 

그건 군대에서 특전사출신 간부님에게 팀워크를 배웠을 때다. 4명이 포메이션을 만들어 복도를 돌파하거나 방을 클리어하는..? 총게임은 물론 게임자체를 안하는 나에겐 낯설기만 한 것들이었지만 다른얘들은 이미 잘 아는 얘들도 있었다..

나는 너무나도 내가 하는 일을 바라보는 나 스스로가 낯설면 웃음이 터지는데 그렇게 웃어서 혼이났다..

 

근데 어쨌든 간부님은 단지 CQB 라는 지식? 을 가르치고 싶으신 게 아니라 전투의 상황에서 적과 마주할 때 각각의 포지션에서 충실하게 본인의 역할을 하고, 또 다른 인원이 미스한 부분도 커버해주는, 목적의식이 자기 할당량같은 것 보다 훨씬 더 중요한 그런 팀워크를 가르치신거라 혼나고 나니 팀워크에 대한 책임감과 긴장감이 생겼다.

 

남자는 안그래도 책임감이 있어야 사람이 좀 괜찮아진다고 하는데, 나야 뭐 내몸뚱이하나 건사하는 것 빼고 책임감이... 딱히 없는 것같아서 좀 그렇다. 그렇다고 덜컥 부양할 강아지가족을 데꼬올수도 없는 노릇. 그치만....엄밀히 말하면 미래의 나는 지금의 나와 다른 한명의 인간이니까..? 그 인간을 생각하며 조금은 책임감을 가져볼까?

 

끝으로 긴장감에 대한 좋은 칼럼을 퍼왔다. 아무리 검색해도 긴장감을 없애거나 줄이는 것에는 많은 글이 있었지만 좋은 긴장감이 필요해서 긴장감을 일부러 만들겠다는 글을 좀처럼 못봤다. 적당한 긴장과 스트레스는 일상에 좋은 활력이니...긍정적으로 검토해보시길. (아 나만 팔자가 노나서 그런가...? 다들 먹고사는 하루하루가 다 긴장의 연속인데 나만 헐렁한가..)

 

https://yklawyer.tistory.com/1481?category=460230 

 

[아무런 자극이나 긴장감이 없다면, 인생은 지옥이 된다.]【윤경변호사 법무법인바른】

[아무런 자극이나 긴장감이 없다면, 인생은 지옥이 된다.]【윤경변호사 법무법인바른】 <몽골인이 말 사이에 늑대를 풀어 놓는 이유> 찬바람이 일고 대지가 얼어 가면 동물들은 겨울 날 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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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주저리주저리 글을 써놨는데 내가 사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라 일상 속에서 긴장을 줄여야 편할 팔자라는 것을 알아버린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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