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제가 만난 사람 중에서 제일 독특한 사람? 썰을 풀어볼까합니다.
음... 이걸 일본문화 이야기로 분류하기에는 이 사람이 너무 특별한 사람이라
어쩌면 식물이야기로 하는게 맞을 것 같아요!
때는 바야흐로 2019년,,,7월..? 정확히 기억안나지만 여름이었었습니다.
일본의 여름 하면 굉장히 무더울 것 같지만, 저는 3000미터 높이의 다테야마(立山)라는 명산 위에
한 2700m 부근에 위치한 호텔에서 리조바(리조트아르바이트)를 했었습니다. 그래서 그때 기온이...
높아도 -6도 였던걸로 기억하네요. 홀로 매우 추운 여름을 보내고 있었씁니다 ㅋㅋ
이때의 이야기만 해도 몇편 이야기를 할 수 있을정도로 굉장히 인상깊은 경험인데요!
아직도 이때 사귄 친구들과 연락을 하고 지냅니다! 쪼금만 설명하자면,
(일본관광신문에서 가져온 사진입니다.)
겨울이 지나고 입산이 허용되면 본격적으로, 도로위에 쌓인 눈을 포크레인으로?
눈만 걷어내서 이렇게 20미터넘는 벽이 생기는...(메이즈러너의 미로같죠?) 그런 엄청난 스케일의 장소인데요!
이곳은 구로베 아르펜 루트라는 유명 관광코스의 한 지점입니다!
그리고 저와같이 이 산위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마치 본인들이 천상계의 사람이라도 된 것 마냥
밑의 세상을 하계(下界) 라고 불렀던 기억이나네요~(너네가 무슨 천사냐? ㅋㅋ)
어쨌든 휴일이 될 때마다 장장 2시간~3시간이나 걸려서 버스타고 케이블카타고 기차타고
밑의 도시로 내려가곤 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도 친분을 이어나간 게스트하우스의 사장님
밑에서 잠깐 스미코미(숙식제공) 봉사활동을 했는데 그 때 같이 있던 분이 바로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 입니다.
서론이 매~~우 길었네요. 그만큼 원채 특별한 사람 이야기인데 그 장소도 또 못지않게 특별해서 주절주절 얘기하다보니
그만....! 그만! 그마안! stop!
일본은 외골수정신 또는 장인정신으로 되게 유명한데요. 장인정신이야 어떤 분야의 장인이라는 것은
그만큼의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기에 와~ 그렇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지만 외골수는 어떨까요?
여러분 살면서 진짜 외골수를 본 적 있나요?
이분의 이야기를 할 때면 항상 두서가 없어지지만 최대한 정리해서 말씀드리자면
1. 잡초로 3대 욕구를 해소합니다.(식욕, 성욕, 수면욕)
2. 잡초로 살아가겠습니다.
3. 잡초로 태어났어야 했는데 사람으로 태어났습니다. (그래서 요괴라고 불렸다..)
4.쿠사가리3형제(그녀에게 예초란..?)
6. 잡초를 먹으며 일본일주
네 이정도로 정리를 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나머지는 기억이 안납니다.
먼저 1. 처음 본 사람이 잡초로 3대 욕구를 해소한다면 어떤 리액션을 하시겠어요? 3대욕구?
내가 아는 그 3대욕구?
뭔소리지 싶죠? ㅋㅋㅋ 근데 저희가 초록의 녹음이 가득한 산을 게스트하우스 식구들끼리 갔는데
아! 참고로 3000m산의 밑도 늑대아이를 만드신 호소다마모루 감독의 고향인 토야마입니다! 구름이며 산이며
매우 초록초록 정말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맑고 깨끗한 초록이 우거진 곳입니다.
저 산에 간겁니다!
그런 산에 갔는데 당연히 대단한 풀밭이 펼쳐져 있었죠오!
그걸 보시자마자 가서 마악 뒹구시고... 머.. 누워계시다가....머....머!?
음.. 화장실에 가셨어요 혼자. "여러분들 앞에서 부끄러운 꼴을 보여서 죄송합니다"
라고 하시고는.... (뭐한건데? 우린 다 당황하고 ㅋㅋ)
그리고 뒹구실때는 또
벌레를 끔찍히도 싫어하셔서 막 벌레만 보면 원수만난듯이 퍽퍽 치시는데 왜인고하니
잡초와 벌레는 떼어낼래야 떼어낼 수 없는 공생관계이지만, 그에반해 자기는 인간이라 어떻게보면
잡초입장에서는
본인보다 자연적으로 벌레랑 더 가깝기 때문에 질투가 나서 그러신다고 합니다.
질투....메모..
어쨌든 그렇게 거기서 혼자 볼일도 보시고 저희한테 먹었을 때 맛이나는? 잡초를 추천해주셔서 몇개 먹어봤는데.. ㅋㅋ
상상해보세요 산에가서 어른 4명이 풀을 먹으며 걷고 있는 모습을 ㅋㅋㅋㅋ
튼 그 중 한명이 요리사였는데도, 그 잡초를 먹고 깜짝놀라 요리에 쓰는 비싼 허브? 대신에 써도 될 것 같다고
놀라셨던 게 기억나네요. 저희한테는 독초를 주지 않으셨지만 본인은 독초도 웬만한건 거리낌없이 먹는다고...
좋아하는 연인에게 키스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하더라구요? 하하 난 연인이 없어서 모르겠넴
2. 잡초로 살아가겠습니다. 이것도 달리는 차 안에서 들었는데 정말 이사람은 혼모노구나.... 했죠.
어릴 적 따돌림을 당했는데 괴롭힘당하고 올 때마다 공터에서 혼자 잡초를 뜯었데요. 막 울면서 잡초를 뜯었겠죠?
근데 그렇게 마악 헤집어놨는데 며칠 지나서 가면 다시 잡초가 그자리에 나있는거죠!! 이거 완전 막 화나고 짜증나는거죠
그래서 다시 헤집어두고 막 뜯고 그걸 반복했다나봐요(이제보니 우리부대에서 예초병하면 딱인데...스읍)
근데 뜯어도 뜯어도 잡초가 계속 나니까 잡초잖아요? 슈퍼잡초인가? 그래서 이제는 더이상 뜯길 포기하고
그 잡초의 강인한 생명력을 보고...감명을 받아 힘을 냈다는....!
이야..이거 잡초를 보고 이런 걸 느꼈다니 어쩌면 그분은 예술가인지도 모르겠어요.
어쨌든 그렇게해서 잡초와의 사랑에 빠지게 되었는데,,, 잡초를 의지하며 성장기를 보내고
명문대까지 훌륭하게 졸업한 잡초요괴님@!!
이제 드디어 취직을 하게되었는데,
한달만에 그만두게됩니다! 그만둘 때 상사한테 "잡초로 살아가겠습니다." 라고 말해서 상사가 크게 당황하여
"일단 무슨말인지 모르겠지만 진정해"라고 했다더라나? ㅋㅋㅋㅋㅋㅋ
저같아도 제 후임이....저는 잡초로 살아갈겁니다!! 하고 빤스런 치면 정말 당황스러울 것 같네요 하하
그렇게 회사를 관두고 본격 각박한 현대사회의 하나의 강인한 잡초 개체가 된 우리 잡초요괴님!
잡초를 먹으며 일본일주를 시작하는데....
3. 정말 우연히 저희와 조우한거죠! 원래 남들한테 본인 이야기를 잘 안하신다고 하시는데,
특별히 저희한테 마음을 열어주셔서 친해진? 정말 소중하고 소중한...만남입니다.
잡초로 태어났어야 했는데 사람으로 태어난 건 뭘까요? 이 문장이 당황스러우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처음 제가 요괴라는 말을 소리로 들었을 때 혼자 속으로
"일본생활 9개월차....이제 드디어 일본의 괴랄하고 섬뜩한 야미노 세카이(어둠의 세계) 속으로
들어갈 기회가 나에게도 주어진건가..... "
싶어서 막 밤중에 친구한테 흥분해서 전화 걸었던 기억이...나네요. 얼마나 심장이 떨렸는지.
anyway,
그 분이 제일 좋아하던 잡초의 이름이 오바코!
한국명으로 질경이(オオバコ)하는 풀입니다. 풀을 유독 애착하셔서 새끼 오바코를 보거나 하면
정말 귀여운 새끼 강아지 본것처럼 가서 쓰다듬으시던게 기억에 남네요. (풀도 함부러 밟지 말아야겠따...)
그런데 그렇게 사랑하시던 이 오바코!!
낭중에 생일에도 생일초? 가 있다는 걸 아시고는 검색해보시더니
본인 생일에 맞는 초가 바로 이 오바코 였다는 것을 알려주셨을때는 저희 모두 다...
엄청 소름돋았어요..
사실 오바코가 태어났어야 하는데 당신이 태어난거구나!!!!! (이래서 요괴소리를 들은거죠)
저 분과 며칠 있고 나서는 저도 납득 해버렸습니다. 당신은 사람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사람이 아닐 수도 있겠군요...?
(한가지 더. 그분이 끝까지 본인의 이름을 알려주시길 꺼려하셨는데 그 이유는 기억하지 못할거라고,,,
근데 마지막에 알려주시긴 하셨는데 이름이 워낙 특이해서 다른 일본분들도 정말 잊어버렸어요.
특이하면 원래 더 잘 기억해야하는데, 이것도 되게 기묘한? 기분이 들었네요)
방금 갑자기 궁금해서 誕生日草オオバコ라고 검색하니 역으로 그 분 생일이 언제였는지 알겠네요. ㅋㅋ
참 세상에 이런일이.. 그래서 저 오바코로 뭐...담배도 어떻게 만들어 피시고,,, 술도 만드시고... 대박입니다.
어떤 맛이었는지는 기억에 안나네요. 하하. 너무 귀한거라 쪼금만 주셔서
잡초를 이렇게 끔찍히도 사랑하시니
당연히 예초에 대해 다른? 감정을 가지고 계시겠죠? 하지만 예초의 계절 여름.
같이 다니면서 예초하는 거 한번 안봤을까요? 며칠 같이 안있었지만 아직도 그 눈빛이 제 기억속에 선명합니다.
저는 조그만 승용차의 뒷자석에 그분과 같이 앉아있었는데, 글쎄 예초하시는 분들을 발견하자
창문에 얼굴을 딱 가져다대시고는 눈을 땡그렇게 뜨시고 쳐다보시며(달마처럼 눈도 엄청 커서 더 무서웠어요)
"해봐..해보라고..!" (일본어로 하면 얏테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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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무서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분의 최종 종착지는 그게 일본의 중간? 도 안왔을 때니까 훗카이도까지 쭈욱 가시고 지명에 草이 들어간 지역에 가서 살겠다고 하셨습니다. 잘 가셨으려나...
p.s 그렇게 풀이 좋으시면 아마존 같은 숲은 안가보시고 싶으시냐고 제가 한번 물어봤었는데
그건 인간사회에서 살아남은 강인한 잡초가 아니라서 본인에게는 의미가 없다고 하셨던 게 기억나네요.
의미를 부여한다는 건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고 나면 잡초로 예술작품이라도 만들어서 전시하고 싶을정도로 엄청난 영감을 받곤하는데,
누군가 대신 해주겠죠? ㅎㅎ
뭐 어쨌든 식물 이야기니까..? 잡초에 대한 사랑은 그 누구에도 뒤지지 않는 그녀.. 벌레와 사람과 식물의 삼각관계..정말 인상깊네요@!
음... 제 스토리텔링이 많이많이 부족합니다만, 아직도 잡초요괴녀 이야기를 할 때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야기해야할지 도통 감을 못잡겠어요~ 하하 튼 내가 만난 특별한 사람,
일본의 잡초요괴녀... 여기까집니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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